고난의 짐을 홀로 지다

예레미야는 베냐민 땅 아나돗 출신으로 20세의 젊은 나이에 선지자 소명을 받는다(주전 627년경). 이후 예레미야는 유다의 마지막 네 왕을 거치면서 예루살렘의 함락까지 40년이상의 오랜 세월동안 예언 활동을 펼쳤다. 예레미야는 유다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에 선지 사역을 감당했다. 사실 예레미야는 스스로 선지자 소명에 응한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은 강권적으로 예레미야를 부르셔서 그에게 그 시대의 짐을 지웠다. 그 결과로 예레미야는 동족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을 외치고 조국 유다에 대해 멸망을 선포해야만 했다. 이같은 예레미야의 메시지는 반역과 매국으로 오해받아 동족에게 철저히 배척당했다. 매를 맞고 구덩이에 던져지고 감옥에 갇히는 등 온갖 핍박과 고통을 겪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하나님께 자신의 사명을 중단하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신에 의해 사로잡힌 바 된 예레미야는 다시 굳센 의지로 일어서서 맡겨진 선지자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했다.
눈물로 조국의 살 길을 호소하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심판과 멸망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하지만 예레미야는 동족의 운명과 조국의 앞날에 대하여 애타는 심정으로 울고 또 울었다. 이른바 ‘눈물의 선지자’라는 별명은 이렇게 붙여진 것이다. 당시 예레미야는 조국 유다의 살 길을 제시했는데 영적으로는 하나님께 회개하는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바벨론에 항복하여 그들과 화친을 맺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예레미야의 호소는 하나님의 뜻에 근거한 것으로,당시의 국제 정세를 정확하게 진단한 영육 간의 올바른 처방전이었다. 하지만 예레미야 선지자의 진실한 호소는 부패한 백성들과 유다 궁중의 친애굽파 세력에 의해서 철저하게 배척당했다.

주님의 뜻이라면…

실제로 예레미야처럼 그 자신의 본래 성격과 맡은 바 메시지의 성격이 현저하게 다른 선지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예레미야에게 주어진 메시지의 성격은 ‘심판과 멸망’이라는 무겁고 비극적인 내용이지만 예레미야 자신은 소심할 정도로 내성적이고 온순하며 감수성이 풍부하고 동정심이 많은 인물이었다. 이런 사실은 예루살렘 함락에 부쳐 그 슬픈 심정을 토로한 5편의 시(詩)로 구성된 예레미야애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본래 성격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명이었지만 예레미야는 자신을 향한 주님의 뜻을 분명히 인식했기에 주어진 사명을 기꺼이 감당했다.

배역한 이스라엘아,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 눈물의 선지자 - 예레미야 )

북쪽의 바벨론은 남으로 내려오고/남쪽의 애굽은 북으로 올라오는데/그 틈바구니에서/우상 숭배로 타락하고/죄악으로 찌든 유다는/나날이 쇠약해져/멸망으로만 치닫고 있었네

어찌할까/어찌할까/저 병으로 찌든 유다를 어찌할까

예레미야여,일어나라/일어나,시대의 아픈 짐을 지거라/저 어리석고 모진 백성들의 귀에/하나님의 경고를 외치고 외쳐라

“주여,/왜 하필 저에게 그토록 무거운 짐을 지우시나이까”/예레미야는/무거운 짐 앞에 눈물로 호소했지만/동족을 향해 끓는 사랑 견디지 못해/눈물 뿌리며 회개의 메시지를 부르짖었네

파란 많은 40년의 선지자 세월을/울고 울며/회개와 심판의 메시지를 눈물로 외쳤느니/고난의 가시밭길을 눈물로 걷고 걸어 왔느니

미움과 배척을 당할지라도/두루마리 책이 불사름 당해도/깊은 웅덩이에 던져질지라도

오늘도 울고 울면서/타락한 시대를 향해 회개를 부르짖는/눈물의 선지자여/시대의 메신저여

김영진 <성서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