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

유다의 16대 왕인 요시야의 막내아들 시드기야는 제19대 왕인 여호야긴의 숙부였다. 그는 여호야긴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을 때 조카를 대신해 바벨론 왕에 의해 유다의 20대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시드기야의 원래 이름은 ‘맛다니야’로서 바벨론 왕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이름을 바벨론식인 ‘시드기야’로 고쳤다. 하지만 즉위 3년 뒤에 시드기야는 모압 암몬 두로 시돈 에돔 등 유다 주변에 있는 군소 국가들의 권유를 받고 바벨론에 대항하는 반바벨론 음모에 가담한다.
이로써 시드기야는 바벨론 왕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직접 대군을 이끌고 유다를 침공하여 예루살렘을 포위한다. 포위된 예루살렘은 1년6개월 동안을 힘겹게 버티다가 결국 성벽이 무너지면서 함락된다. 이때 시드기야는 포위망을 뚫고 요단계곡쪽으로 몰래 도망치다가 여리고에서 붙잡혀 느부갓네살 왕 앞으로 끌려간다. 거기서 시드기야는 모진 고문을 받고 두 눈이 뽑힌 채 쇠사슬에 결박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간다. 그는 그곳의 감옥에 갇힌 채 여생을 보내게 된다.

#2.예레미야냐,친애굽파 신하들이냐

시드기야 당시에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선지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드기야는 종종 예레미야에게 하나님의 뜻을 묻고 자문했다. 그때마다 예레미야는 바벨론과의 동맹을 깨뜨리지 말고 바벨론에 계속 충성하는 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고 또한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유다 궁중에는 친애굽파가 득세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벨론을 배척하고 애굽과 동맹을 맺도록 줄기차게 주장했다. 심약한 성격의 시드기야는 둘 사이에서 우유부단하게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친애굽파 신하들의 주장에 눌려 바벨론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애굽과 동맹을 맺고 말았다. 그 결과 시드기야는 자신의 비참한 종말은 물론이고 나라의 멸망까지 초래하는 어리석고 비극적인 왕이 되고 말았다.

#3.말씀과 현실 사이에서

신하들의 살해 위협에서 예레미야를 보호해준 것으로 보아 시드기야는 예레미야의 충고를 하나님의 뜻으로 믿고 그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친애굽파 신하들에게 끌려다녔다. 현실에 발이 묶여 말씀을 저버린 것이다. 그것이 그를 실패로 이끌었다. 현실이 어떻든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순위에 둘 때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두 눈이 뽑히고 말았구나

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시드기야 )

아,슬프다/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이 파괴되었다/반세기 이어오던/다윗의 왕조가 무너져내렸다

하나님이 인류의 메시아 보내시려/고르고 택한 유다 왕국을/바벨론에 내준 어리석은 왕이여/왕조의 종말을 고한 비극의 왕이여

“바벨론을 배반하지 말라”고/“애굽을 의지하지 말라”고/눈물로 외치는/예레미야 선지자의/경고를 듣지 않고/바벨론에 등 돌리고/애굽을 의지하다가/바벨론의 침공을 받았구나/유다 왕국을 멸망으로 이끌었구나

예루살렘이 무너져내릴 때/전장에서 당당히 죽지 못하고/목숨을 부지하려 허둥지둥 도망치다/

적의 손에 붙잡혀 두 눈을 뽑혔구나/바벨론으로 끌려가 남은 생을 마쳤구나

어찌할까/저 파괴된 예루살렘을/저 무너진 유다 왕국을/저 끊겨진 다윗 왕조를/어찌할까

시드기야여/그대 어리석음으로 두 눈을 잃었으니/하나님보다 세상 방백을 의지함이/얼마나 어리석은지/그대를 통해 뼈저리게 깨닫는다

김영진 <성서원 회장>